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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100GW 시대…“수소는 선택 아닌 필수 전략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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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26-07-31 08:12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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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민 홍익대 교수, “수소, 계통 안정·에너지 안보 떠받칠 핵심축”
수소는 발전단가 넘어 '전력시스템 전체 편익'으로 경제성 평가해야

재생에너지 100GW 시대를 앞두고 수소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국가 전력계통 안정과 에너지 안보를 떠받칠 ‘필수 전략자산’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태양광·풍력의 변동성을 보완하고 남는 전력을 장기간 저장·운송해 송전망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의 평가 기준도 발전단가를 넘어 송전망 투자 절감과 대규모 장기 저장, 수송 부문 탄소 감축 등 시스템 전체의 편익으로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환경경제학회와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재생에너지 도약을 위한 수소 섹터커플링 정책포럼’에서 “재생에너지 100GW 시대에 수소는 더 이상 선택 가능한 보완재가 아니라 반드시 갖춰야 할 전략 자산”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시갑)은 축사를 통해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계통을 얼마나 유연하게 운용하고 남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며 “수소와 재생에너지의 연결은 에너지전환의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을 함께 높일 중요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유종민 교수는 ‘국가 에너지 안보·전력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수소의 전략적 역할’ 주제발표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전력계통 안정, 시스템 차원의 경제성, 정책 통합 등 네 가지를 수소의 역할로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발전량 변동성과 전력망 운영 부담도 커진다. 낮에 남는 전력을 수도권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보내려 해도 송전망이 부족하면 출력을 제한해야 한다. 배터리 기반 전기저장장치(ESS)로는 계절별로 편중된 잉여전력을 수개월간 저장하기 어렵다.

유 교수는 수소를 이 같은 병목을 풀 핵심 수단으로 꼽았다. 남는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면, 실시간 수급을 맞춰야 하는 전기와 달리 압축·액화하거나 암모니아로 전환해 장기간 저장하고 필요한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 배터리가 단시간 수급을 맡는다면 수소는 장기·대규모 저장과 지역 간 이동을 맡는 셈이다.

즉 ‘배터리 = 단기 계통 안정’,‘수소 = 장기·대용량 저장 및 에너지 운송’이라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섹터커플링(Sector Coupling)' 전략과도 맥을 같이한다. 전력과 가스, 산업, 교통을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연결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유 교수는 수소의 경제성도 생산비나 발전단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별 발전원으로만 보면 비싸 보이지만 장기 저장과 예비력 확보, 출력 제한 감소, 송전망 투자 절감까지 포함하면 시스템 전체 비용을 얼마나 낮추는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 변동성이 커질수록 남는 전력을 장기간 저장하고 지역 간 이동시키는 수단이 필수적이며, 수소의 경제성 역시 생산단가가 아닌 전력시스템 전체 편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안보 측면도 강조됐다. 국내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해외 청정수소를 도입하더라도 조달 국가와 운송 방식을 다변화해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는 ‘에너지 안전판’이 된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특히 수송부문 배출량의 절반에 가까운 버스와 대형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기 승용차 중심의 전환만으로는 충전 인프라와 전력계통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어 상용차 운행 특성을 고려한 한국형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수소차를 폄하하는 근거는 미국의 넉넉한 전력계통을 전제로 한 것이지, 계통 제약이 큰 한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용차는 운행 거리가 길고 노선이 일정해 수요 예측과 거점형 충전소 운영이 쉽다. 유 교수는 버스나 대형 트럭만이라도 50% 이상 수소차 의무화를 목표로 차량 보급과 충전 인프라를 연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수소가 전력과 수송, 산업 부문을 연결하는 에너지전환 수단으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문일 연세대 교수는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메가프로젝트의 추진 시급성을 고려할 때 수소연료전지 발전이 비교적 짧은 구축 기간과 다양한 에너지원 활용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삼범 국토교통부 교통서비스정책과 사무관도 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한 수소 모빌리티 확대가 교통·산업 시스템 전환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수소의 경제성을 전기차와의 단순 효율 비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소경제연구단장은 수소차가 그동안 ‘전기차보다 비효율적인 대안’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다뤄졌지만, 전력계통 투자 절감과 충전 수요 분산에 따른 편익까지 고려하면 정책적 타당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부생수소와 개질수소의 환경적 한계, 수소의 낮은 에너지 효율을 지적하면서도 그린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송전망 투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정책과장과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 이용배 인천시 신재생에너지과장도 수송 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부족한 송배전 인프라 여건을 감안할 때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2030년 이후에는 수소의 역할이 발전연료 역할을 넘어 전력계통 운영과 에너지 안보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특히 AI 산업과 첨단 제조업 확대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수소는 잉여전력을 저장하고 계통을 안정화하는 '에너지 저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향후 정부 정책도 △수소 저장 가치 △계통 서비스 △송전망 투자 절감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감소 등 시스템 편익을 제도적으로 보상하는 방향으로 전환될지가 수소경제 활성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책포럼은 수소를 발전연료를 넘어 국가 에너지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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